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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 NC 후기 - 10회 동안 안타 5개 치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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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19 22:48:45

승리의 요인

 

10회말에 끝내기 득점으로 승리를 거뒀는데, 10회에 선수들이 보여준 집중력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10회 첫 타자가 김태군이라 당연히 서건창을 대타로 내세울 줄 알았는데, 이범호 감독은 서건창이 아니라 아직 경험이 일천한 한준수를 대타로 내세웠죠. 사실,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만약, 한준수가 출루하더라도 다리가 느려서 대주자를 써야 하는데, 포수가 없으니 대주자를 쓸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왜 서건창이 아니라 한준수를 대타로 내세웠는 지 이건 정말 평범한 야구팬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추측키로는 한준수가 지난 한화 전에서 박상원의 포크볼을 제대로 공략해서 장타를 날렸으니, 이범호 감독은 한준수의 스윙으로 이용찬의 포크볼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본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이용찬의 빠른 공 구위와 포크볼의 낙폭, 떨어지는 위치 모든 게 다 완벽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준수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정확하게 받아 쳐서 1-2루간 안타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다음 타자 최원준, 당연히 번트라고 생각했는데, 1구 번트 파울 이후, 강공을 지시합니다. 최원준이 왼손 타자이니까 잡아 당기기만 하면 1루 주자는 2루로 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강공을 지시한 것 같은데,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죠. 이 때 최원준의 집중력도 정말정말 돋보였습니다. 요즘 타격감이 떨어져 있었는데, 2스트라이크로 몰리 상황 이용찬의 포크볼을 기다렸다는듯이 뱃 컨트롤로 안타를 만들었죠. 이건 순수하게 최원준의 타격 기술로 만들어낸 안타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NC 배터리는 너무 성급하게 승부했고요. 포크볼 던지기 전에 바깥쪽 높게 빠른 공 하나 던졌으면 최원준이 대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박찬호의 타석, NC에서 압박 수비를 들어오니 번트가 쉽지 않죠. 그래서 1구와 2구 모두 페이크 번트를 하다가, 3구째 번트를 댔는데 압박 수비에도 불구하고 번트를 정말 이렇게 잘 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예술적으로 댔습니다. 3루수가 아니라 포수가 간신히 잡고 던져야 하는 순간이라 빠른 발의 박찬호를 잡아내기 쉽지 않았죠. 그래서 강하게 송구하려다 보니 정확한 송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박민우가 한 번 뒤로 흘린 뒤에 잡아낸 상황에서는 한준수가 협살에 걸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이때 박민우가 어찌된 영문인지 최원준을 잡기 위해 2루로 던졌습니다. 

 

아니, 이 상황에서는 무조건 홈으로 던져서 끝내기 득점을 막았어야죠. 아무튼, 상대 수비의 판단 미스 덕분에 간신히 오늘 경기 잡을 수 있었네요. 상대 수비에서 미스가 나왔다지만, 10회에 보여준 한준수, 최원준, 박찬호 모두 위닝 멘탈리티가 느껴지는 멋진 집중력을 보였어요. 이게 강팀이 되는 과정이구나 싶습니다.

 

 

좌투 상대 부진한 모습은 오늘도 계속되다

 

일전에 KIA 타선이 좌완에 너무 약하다고 글을 적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였죠. 카스타노 상대로 7이닝 동안 안타를 고작 2개 밖에 못 쳤습니다. 그럼에도 3점을 냈는데, 이게 참 운이 좋았죠. 오늘 카스타노는 좌우 보더라인으로 구석구석 꽂았고, 특히 왼손타자는 절대 칠 수 없는 각도의 슬라이더를 던져서 좌타자들을 유린했는데, 소크라테스 상대로 던진 공 딱 1개가 실투였습니다. 딱 소크라테스의 스윙 궤적에 맞는 높은 슬라이더를 던졌고, 이 타구가 오늘 이기는 데 큰 힘이 됐죠.

 

 

6회 실점 과정에서도 카스타노에게 운이 안 따랐죠. 일단 첫 타자 김도영에게 볼넷을 내줬는데, 위 그림처럼 이게 ABS로 공 반 개 정도 빠졌을 정도로 정말 아슬아슬한 투구를 했습니다. 1, 3, 5구 모두 딱 반 개만 더 넣었으면 스트라이크였죠. 그 정도로 오늘 커맨드 능력이 대단하더군요. 그리고 김도영의 도루 이후에 이우성의 평범한 땅볼을 박민우가 놓치면서 3실점째(오늘 박민우는 10회 송구도 그렇고 6회 실책도 그렇고 긴 밤이 될 듯), 전반적으로 KIA 쪽에 운이 많이 따랐습니다.

 

비록 전상현이 오영수에게 뜬금포(전상현이 바깥쪽 높은 빠른 공을 자주 던지니까 그 코스를 노리고 들어간 듯)를 맞아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양현종도 NC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 2자책으로 고군분투 해줬습니다. 특히, 마지막 6회 투구는 에이스의 투지가 느껴졌네요. 손아섭과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아 위기 상황에 몰렸는데, 최근 감이 좋은 김성욱을 삼진으로 잡고, 김형준 마저도 투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170승의 자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전상현이 이를 지켜주지 못했지만, 지난 한화 전 무사 만루 상황을 전상현이 막은 덕분에 승리를 하나 얻었으니 그걸로 퉁치죠 뭐.

 

확실히 NC가 강하긴 강합니다. 박민우, 박건우, 손아섭이라는 현역 통산 타율 1-2-3위가 한 팀에 있다는 게 일단 굉장한 압박감이 되고, 카스타노 공도 너무 좋았습니다. 실투 1개와 실책 1개가 없었으면 오늘 카스타노에게 셧아웃도 가능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대로 설명하면, 카스타노와 같은 좌타자 천적 유형의 투수가 나왔을 때 게임을 풀어줄 타자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최형우는 이제 왼손투수가 나올 때는 벤치에 앉는 게 맞지 않나 싶고, 2군에서 감을 찾고 있는 변우혁을 올려서 최형우든 소크라테스든 좌투수에 약한 타자들 대신 기회를 줘야 하지 않나 싶네요. 어차피 최소 5월까지는 외국인 타자 교체 계획은 없을테니 말이죠.

 

 

역시 불펜은 구위 좋은 선수로 깔아 놔야 

 

NC 불펜도 오늘 좋았죠. 한재승, 김영규, 이용찬 모두 구위가 좋더군요. 역시 불펜투수들은 구위가 좋아야 합니다. 그래서 KIA 불펜도 버티고 있는 겁니다. 다들 구위가 좋으니까요. 오늘도 장현식이 볼넷으로 첫 타자를 내보냈지만, 빠른 공을 존에 우겨 넣어서 현역 타율 1위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고, 김성욱 마저 삼진으로 돌려 세웠죠. 오늘 빠른 공 구위가 정말 좋았는지, 한가운데 공에도 박건우의 방망이가 늦는 걸 보고, 이게 바로 파이어볼러의 매력이구나 싶었습니다. 자기를 떠나보낸 친정팀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요.

 

최지민은 역시 볼질을 하긴 했어도, 삼진 하나 포함해서 구위로 정타를 억제하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정해영은 좀 많이 불안했는데(블론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나 싶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김형준을 병살로 잡아낸 것이 끝내기의 도움이 되었네요. 오늘도 자칫 화요일 경기처럼 불펜 다 쏟아 붓고 경기 내줄 뻔 했는데, 상대 선발의 우위, 상대 타선의 우위(안타 10개 치고 볼넷 4개 나감)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잡아내서 큰 승리를 거뒀습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마지막 번트는 예술이었지만, 톱타자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 김도영 - 수비에서 실수도 없었고, 카스타노 상대로 소크라테스와 함께 유이하게 멋진 타구를 날림
  • 이우성 - 찬호! 송구 더 정확히 안 할래? 
  • 최형우 - 최고령 타자 답지 않은 전력 질주
  • 소크라테스 - 아주 좋은 홈런을 날려줬지만, 이 홈런 말고는 매우 무기력했음. 그래도 이게 어디냐
  • 김선빈 - 9회 김영규를 괴롭히며 볼넷 나가는 과정에서 클래스가 느껴짐
  • 김호령 - 제발 대수비로만 써주세요...
  • 고종욱 - 애매하게 컨택이 좋으면 발생할 수 있는 사고
  • 김태군 - 유니폼 잘 어울렸다.
  • 최원준 - 마지막 타석 아름다운 뱃 컨트롤
  • 양현종 - 비록 승리는 얻지 못 했지만, NC 강타선을 체인지업으로 요리하다.
  • 전상현 - 홈런 한 방 맞을 때 됐지.
  • 이준영 - 도대체 왜 상대 타자들은 이준영이 슬라이더만 던지는 걸 알면서도 못 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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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4-04-19 22:44:19

11회 대타 카드로 서건창을 남겨둔게 아닐지 ㄷㄷ 본문처럼 포크볼러여서 그렇기도 하네요.

햄종이 우타자 상대 첸졉 대박쓰

OP
2024-04-19 23:38:19

오늘 체인지업이 정말 잘 떨어졌죠

2024-04-19 22:53:54

햄종이 아쉽네요 ㅠㅠ 남은 시즌 승운 좀 따르길...
그래도 이닝을 이렇게 먹어주는게 참 고마울 따름이네요

OP
1
2024-04-19 23:38:43

구위는 무뎌졌지만 아직은 국내파 에이스

2024-04-19 22:57:11

소쿠리 오늘 홈런 까긴했지만

동행은 여기까지 하고 우타 똘똘한 놈으로 하나 데려왔으면..

1
2024-04-19 23:00:56

지도 미안한지 수비는 겁나 열심히 해서 측은한...

OP
2024-04-19 23:39:10

5월 데드라인으로 보고 준비했으면…

2024-04-19 23:24:33

저도 10회에
준수 안타치고 나갓는데
어..? 우리 포수없어서 대주자 못쓰는데?
ㅌㅋㅋㅋㅋㅋ

OP
1
2024-04-19 23:39:28

이우성이 포수 봐야하나 싶던 ㅋㅋ

2024-04-20 00:23:37

소쿠리가 킹받는게 아예 작년 오그레디처럼 확실하게 나락 박으면 당장 퇴출시켰겠지만 슬슬 욕나올때쯤 멀티히트 혹은 타점을 올려줘서 할말이 없게 만들더군요.

OP
2024-04-20 00:40:41

오늘 홈런 중요한 타이밍에 치긴 했는데 나머지 타석은 그말싫… 스카우트 팀에서 우타 거포 리스트 뽑아내고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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