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은 진짜 미친 XX였네요

뭐 히틀러 나치스보단 난이도는 더 쉽긴 했죠. 애초에 목적 자체가 나치독일은 '러시아를 완전히 멸하고 러시아인의 반 정도 인종청소한다'였다면 나폴레옹 프랑스는 '말 안 듣는 러시아 제국 따귀를 겁나 세게 한대 후려 갈기면 러시아 황제가 알아서 기고 우리 말 듣겠지?'에 가까웠으니. 문제는 겁나 세게 후려 갈겨도 '응 질질 끌면 그만이야~'해버리고 폭망행ㅋㅋ

아무리 상대가 프랑스라지만 러시아가 소국도 아니고

적이 2900km를 원정 왔다고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두렵지는 않았을 거 같긴 하네요

심지어 막다른 코너도 아니고 나는 동쪽으로 더 피할 여유도 있었으니  

히틀러는 망해가던 러시아 제국 이후 소련의 역량을 잘못 판단한것도 있었지만

나폴레옹은 아예 근자감은 아니긴 했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애초에 본인 관점대로라면 큰 전투 한 두방 이기면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이 털리고 고개 숙였듯이 러시아도 고개 숙여줄 거라고 봤던 거라, 아예 국가체를 소멸시킬 작정이던 히틀러의 목적에 비하면야 월등히 쉬운 난이도의 목적이긴 했죠. 그러니 무지성 근자감은 아닌 것도 맞습니다. 문제는 러시아 수뇌부 측은 전투 한 두방 진다고 끝낼 생각 없고 이 참에 수도가 폐허가 되는 한이 있어도 나폴레옹 잡는다고 각 잡고 물고 늘어지기로 한 꼴이라 당시 보급 기술 수준 고려하면 러시아 수뇌가 이렇게 목적을 정한 이상 프랑스군은 그냥 망할 운명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었죠

저는 지도 보면 포기할 거 같은데

진짜 이걸 왜 했을까...

자만이 화를 부른거죠

더해서 나폴레옹 특유의 부르주아지적 성향에 기반한 기존 유럽 왕가들에 대한 업신여기는 정서도 나폴레옹의 결정에 한 몫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굳이 쓸데없이 스페인 쳐서 자신의 몰락 단초를 시작시킨 것도 부르봉 가문 고로시 의도도 있긴 했지만 더해서 '아니 스페인 왜 이렇게 무능함? 아하 역시 능력주의 없이 혈통빨로 왕 해먹는 부르봉 구질서 체제 때문이구만. 역시 능력주의로 지도자 해먹는 프랑스 [혁명 정신] 주입시켜줘야겠구만'이라는 감정이 상당히 내재되어 있지 않았나 추정되는데, 러시아 원정도 따지자면 마찬가지로 혈통빨 구질서 로마노프를 '부르주아지 특유의 능력주의적 신세계 구축론'에 기반하여 타도해주겠다는 심리도 꽤 내포되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프랑스1제국과 나폴레옹이 나치독일과 히틀러하고는 사상이건 시스템이건 완전히 다르지만 나폴레옹의 이런 구질서에 대한 업수이여김은 '군주란 것들은 구멍가게 하나 제대로 운영 못하는 놈들이 대부분이다'라고 주장하던 히틀러의 관점과도 일맥상통하는 경향이 있죠. 이건 아주 사족이지만, 개인적으로 은영전 라인하르트 능력주의론 설파하는 묘사 볼 때 마다 나폴레옹과 부르주아지들의 무지성 능력주의 신봉론이 떠올라서 상당히 짜치던ㅋㅋ